불교에서는 부처님(佛), 가르침(法), 승가(僧) 이 세 가지를 삼보(三寶)라고 한다. 삼보는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요소이며, 불자는 이 세 가지의 보배를 귀히 여기고 그에 귀의해 가는 것이다.
부처님(佛)은 진리의 길을 먼저 걸어 깨우치신 분으로 2600년 전 인도에서 태어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을 생각할 수 있다. 가르침(法)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다음 우리를 위해 설하셨던 내용으로 오늘날 팔만대장경이란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승가(僧伽)는 스님들과 신도들로 구성된 신앙공동체를 가리킨다.
부처님, 가르침, 승가를 가장 귀한 보배라고 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삼보를 통해 우리는 진리의 세계에 다다를 수 있으며 존재의 원천인 본래의 나, 참 나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값이 없는 보배요,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다. 불교의 신앙은 바로 그 보배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삼귀의에서 말하는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승가에 귀의합니다’라는 뜻은 삼보를 향해 내 모든 것을 다하고 살겠다는 삶의 방향과 목표를 고백하는 서원이요 다짐인 것이다.
한국 불교는 일찍부터 삼보를 귀하게 여겨 이를 상징하는 삼보사찰(三寶寺刹)이 있는데,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전남 순천의 송광사가 해당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통도사를 불보사찰(佛寶寺刹),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 있는 해인사를 법보사찰(法寶寺刹), 한국 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는 송광사를 승보사찰(僧寶寺刹)로 부르며 삼보사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송광사는 승보사찰로서 보조국사 지눌 스님께서 당시 타락한 고려 불교를 바로잡아 한국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근본도량(根本道場)의 활동을 하였으며, 지눌 스님의 뒤를 이어 송광사에서 열다섯 명의 국사들이 출현하여 지눌 스님과 함께 열여섯 명의 국사(十六國師)가 나와 한국 불교의 정신과 전통을 면면히 계승하였다. 오늘날까지 그 뜻과 정신을 이어받아 승보사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