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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년 계묘년 하안거 반결제법어
글쓴이 송광사홍보팀 등록일 2023-07-22
첨부파일 조회수 1326

 

요즈음 지구의 이상기온으로 온도가 올라간 해수와 함께 그 습기가 무역풍에

 

밀려와 서태평양 쪽의 해수 온도가 올라가고, 밀려온 그 습기는 열대에서 북

 

쪽으로 팽창하여 올라오는 긴 여정을 거쳐 한반도에 많은 장마비가 내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 빗방울은 방울방울마다 나비효과처럼 뭇 인연의 흐름을

 

지나 여기에 온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은 우리 대중들도 온 산천에 무수히

 

쏟아지는 빗방울을 바라보고 처마끝의 낙숫물 소리를 들으면서 안거를 보내

 

게 되었다.

 

 

송광사 제2세 진각국사께서 밤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대중들에게 다

 

음과 같이 법문을 설하시었다.

 

 

無端漏洩天機 까닭없이 천기를 누설하면서

 

 

滴滴聲聲可愛 빗방울은 소리마다 다정도 하네.

 

 

坐臥聞似不聞 앉고 누워 들으면서 듣지 않는 듯

 

 

不與根塵作對 그 소리는 귀를 대고 듣지 말아라.

 

 

하늘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빗방울 소리들이 하늘과 대자연의 기밀을 누설하

 

, 그 소리는 앉아서나 누워서나 들을 적에 귀<>와 소리<>를 상대(

 

)하지 않고 들어야 한다. 들어도 듣지 않고 듣지 않듯이 들으라는 것이다.

 

듣고 있는 나와 들리는 물소리가 둘이 아닌 관음보살의 원통(圓通)경계인 것

 

이다.

 

 

보조국사의 수심결에는 다음과 같이 소리를 들으면서 수행하는 방법을 소개

 

하고 있다.

 

 

진리에 들어가는 길은 많지만 그대에게 한 방편으로 그대의 근원으로 돌아

 

가게 하리라. 그대는 저 까마귀 울고 까치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예 듣습니다.”

 

그대는 저 소리를 듣고 있는 그 성품을 돌이켜 들어 보아라. 거기에 많은 소

 

리가 있는가?”

 

거기에는 일체의 소리와 일체의 분별도 없습니다.”

 

기특하고 기특하구나. 이것이 바로 관음(觀音)보살이 진리에 들어간 문이다.

 

내가 다시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는 거기에 일체의 소리나 일체의 분별이 없

 

다고 하는데, 이미 아무 것도 없다면 허공과 같은 것인가?”

 

원래 공하지도 않으며 밝고 밝아 어둡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공하지 않은 바탕인가?”

 

형상이 없으므로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의 생명이니 다시는 의심하지 말라.”

 

경청(鏡淸: 868~937)선사는 총림에 들어와 살면서 공부해 나갈 실마리를 찾

 

지 못하다가 현사(玄沙: 835~908)스님 찾아가서 묻기를 "제가 수행하려고

 

총림에 들어왔으나 아직 공부할 방법을 제대로 모르겠습니다. 선사께서는 자

 

비를 베푸시어 도에 들어가는 길을 지시해 주십시오." 하니, 현사선사가 말씀

 

하시기를 "그대는 지금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가?”하였다. 경청이

 

, 들립니다.” 하니, 현사선사는 "거기로 들어가라."고 하므로, 경청은 그 말

 

에 깨달음을 얻었다.

 

경청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문 밖에 무슨 소리가 나느냐?"

 

"빗방울 소리입니다."

 

"중생이 전도되어 자기를 미혹하고 바깥 사물을 따라가는구나."

 

"스님께서는 어찌 하십니까?"

 

"자기를 미혹하지는 않느니라."<洎不迷己>

 

"자기를 미혹하지 않는다는 뜻이 무엇입니까?"

 

"몸이 나오는 것은 쉽지만,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말하기 어렵다."<出身猶

可易脫體道應難>

 

 

陰天橫風驟黑雲 흐린 하늘 바람치며 검은 구름 몰고와서

 

南山北山傾霖雨 남산이나 북산에 장마비가 쏟아진다.

 

滴滴盡落非別處 방울방울 떨어져도 다른 곳이 아니오

 

聲聲合流打靈鼓 소리소리 모여 흘러 영고를 두드린다.

 

 

영고(靈鼓)는 지신(地神)에게 제사할 때 두드리는 육면체의 북인데,

 

바로 육근 육진을 갖춘 우리 영혼의 북이다.

 

문밖의 저 빗방울 소리는 그만두고 이 주장자 소리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잘 살필지어다.

 

 

<주장자를 한번 내리치고......> 자리에서 내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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