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포토뉴스
송광사 소식
종무행정 소식
 
 
홈 > 소식 > 송광사 소식
사용자IP : 3.23.101.60
제목 2022년 임인년 동안거 반결제 법어
글쓴이 송광사홍보팀 등록일 2022-12-22
첨부파일 조회수 723

塵勞逈脫事非常 번뇌를 벗어나는 일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니

緊把繩頭做一場 꼬삐를 바짝잡고 한바탕 힘써 공부하라.

不是一飜寒徹骨 뼈 속 깊이 사무치는 추위를 한번 겪지 않으면

爭得梅花撲鼻香 어찌 매화의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으리오.

 

오늘은 겨울 안거 석달의 반산림이 되는 날인 음력 동짓달

그믐이며,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이기도 합니다.

이번 겨울 가운데 요즘 며칠은 추위가 아주 심합니다.

종고루 옆의 매화나무는 조석으로 울리는 종소리, 북소리,

운판과 목어의 소리를 들으며, 이 엄동에도 꿋꿋이 인고하면서 다가올 봄에 피울 꽃망울의 눈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웅전에서 새벽예불을 마치고 마당으로 나오면, 법당에 남아서 독경하는 대중들의 청아한 소리가 밝은 창호지를 두드리며 울리고, 도량의 전각들을 두루 참배하면서 둘러보면 지장전, 약사전, 영산전, 사자루, 승보전, 관음전, 응진전 등 각 전각마다 촛불을 환히 켜고 예경하며 기도하는 목탁소리가 온 도량 안에 서로 부딪치며 메아리가 되어 울립니다.

조계산을 깨우며 울리는 이 새벽의 공명(共鳴)은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장엄한 대방광(大方廣)의 해조음(海潮音)이 되어 출렁입니다.

이 장엄은 온갖 향기로운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뭇새들이 지저귀는 가운데 화려하게 장엄하는 것이 아닙니다.

찬바람 속에 모든 잎새들이 사라진 이 조락(凋落)의 시절에도 이런 맑은 화장세계를 연출하는 것이니, 이것은 바로 우리 대중들의 원력이며 정진력입니다.

전각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아름답게 단청한 기둥이나 서까래는 극락조(極樂鳥)인 ‘가릉빈가’의 날개를 편 것과 방불하며, 양쪽으로 살짝 치켜든 처마는 날개를 펴고 저 멀리 파라다이스를 향해 날아가려는 몸짓 같습니다.

이처럼 생동감 있는 이 도량의 크고 작은 전각들 안에서 정진하는 대중들은 멀리 피안을 향해가는 꿈을 가진 수행자들입니다.

그 전각들의 서까래 아래 선방에서 참선하는 눈푸른 납자(衲子)들은 묵묵히 면벽하여 자기의 본래면목을 반조하고 있으며, 강원에서는 옥축(玉軸)의 경전을 독송하고 그 행간(行間)에 있는 진리를 더듬고 찾으며, 기도하는 스님들은 염불하며 내면을 향해 자신을 일깨우는 목탁을 울리고, 불을 밝힌 후원에서는 대중들과 방문객들의 공양을 장만하느라 여기저기서 상차림하는 소리와 도마질 소리가 고요한 신새벽의 공양간에 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력 보름과 그믐에는 대중들이 모여 율장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돌아보며 서로를 탁마하는 포살의식을 행하고 있습니다.

험난한 이 사바세계의 어디인가에 이런 도량이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위로받게 되며 축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니 국내외의 많은 분들이 우리 송광사를 방문하여, 우리 한국 불교의 전통문화의 향기에 젖으면서 지친 심신을 힐링하며 스스로를 정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 승보종찰 송광사가 국내외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가장 인기 있는 문화상품인 템플스테이의 최우수 사찰로 선정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대중들이 아침저녁으로 예불하고, 공양하며, 수행하는 일거수 일투족의 그림자와 메아리들은 바로 우리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메시지를 날리고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전통인 새벽 세 시부터 울리는 예불소리는 우리 송광사 외에 이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드뭅니다.

몇 년 전에 전국 본사 주지 스님들이 회의를 하면서 전통적으로 새벽 3시부터 하던 새벽예불을 시대의 흐름따라 4시부터 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래도 한국불교의 전통을 가장 잘 전승해오는 승보종찰 송광사만이라도 3시부터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조계종의 근본도량인 송광사가 시속(時俗)의 흐름에 휩싸이지 않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우리 종도들의 여망(輿望)이기 때문입니다.

중노릇은 부처님의 가사 장삼을 빌려 입고 살면서 편하게 무위도식할 수도 있고,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노력하며 정진할 수도 있습니다.

그 정진이란 허깨비 같은 바깥의 경계를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각자 내 자신을 위한 가장 값진 일입니다.

이처럼 법상에 앉아서 말하는 법문보다 우리 대중들이 평상시에 이런 전통을 잘 지키면서 여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제일가는 살아 숨쉬는 활발발(活潑潑)한 법문입니다.

우리 송광사에서 한류문화의 원류인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이어가는 우리 대중들은 한분 한분이 모두 인간문화재이면서 살아있는 현전 승보(僧寶)입니다.

우리 대중들은 승보의 복전(福田)이니, 발우(鉢盂)공양을 하면서 소심경(小心經)을 외우고, 그 공양물 가운데 떠도는 고혼들을 위해 생반(生飯)을 조금 덜어서 나누어 주며, 발우를 씻은 천수물을 굶주리는 아귀(餓鬼)들에게 시여(施與)하면서 천상의 감로 맛으로 변하도록 게송과 진언(眞言)을 외우는 자비를 베풉니다. 그런 비전(悲田)을 가꾸는 법공양을 우리 대중이 아니면 누가 하겠습니까?

내일부터 강원의 대교반들은 졸업방학에 들어갑니다. 이 도량에서 동고동락하며 수학했던 그 정진력으로 어디를 가든지 당당한 이 세상의 주인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동짓날은 음양이 교차하여 양명한 기운이 점차 길어지며 운세(運勢)도 달라지는 작은설이라 부르는 때입니다. 우리 도량에도 밝은 기운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옛부터 동방제일대가람으로 칭송되던 이 도량에 사는 우리 대중들의 여법하게 수행하시는 모습이 그대로 이 세상을 맑히는 수청주(水淸珠)가 된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정진하도록 합시다.

송사모(송광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가입문의
송광사 버스 불사 모연문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승보종찰조계총림 송광사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 / 기도접수 및 기부영수증 061-755-5306, 팩스 061-755-5309 / 종무소 061-755-0107~9, 팩스 061-755-0408

대표 이메일 songgwang01@naver.com

Copyright ⓒ Songgwangsa All Right Reserved

방문자 통계

오늘 : 396 / 전체 : 629403


출가 유튜브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