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총림 송광사에서는 목탁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대웅전을 마주보고 왼쪽에 위치한 정다운 전각 관음전도 마찬가지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한 차례 거르는 법 없이 독경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이다.
지난 기도법사 황백 스님이 천일기도를 회향한지 스무 날 남짓 지난 3월 17일. 새로운 기도법사 문정 스님이 집전하는 천일기도가 시작됐다. 이에 기도 입재와 음력 2월 초하루법회 법문을 위한 야단법석이 마련됐다.
초하루법회 법사로 법단에 선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기도법사 문정 스님은 대교반 학인으로 특별히 신심을 내어 3년 기도를 발원했다”면서 “천일기도는 계속해서 생기는 장애를 극복해야만 회향하는 것이니 만큼 많은 분들이 기도가 원만 회향될 수 있도록 외호하고 보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화 스님은 이어 신라 의상대사가 낙산사에서 관음기도를 올리며 읊었다는 <백화도량 발원문>을 낭독했다. 법당과 마당에 앉은 동참 대중은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구절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앞으로 3년 여간 지속될 사분정근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 마지않았다.
쉬지 않고 살피시는 천개의 손 천개의 눈 사랑하고 애달프신 가이없는 대자대비 그와 같은 모든 것을 저도 또한 갖추리다. 몸을 버릴 이 세상도 몸을 받을 저 세상도 모양새가 하는 대로 그림자가 따르듯이 머무시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나투면서 언제든지 미묘하신 님의 설법 들으오며 진리로써 교화하는 님의 서원 도우리다.
앞서 기도법사 문정 스님은 “예불이나 공양 모두 강원 공부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3년 동안 살 것”이라는 말로 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관음전 천일기도는 매일 새벽예불, 사시예불, 오후 2시, 저녁예불 등 사분정근으로 봉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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